토이스토리5(2026)가 6월 17일 한국에 먼저 개봉했다. 전 세계 공식 개봉일인 6월 19일보다 이틀 앞서, 수요일 개봉 관행에 따라 한국 관객이 가장 먼저 만난 셈이다. 토이스토리4(2019) 이후 7년 만의 후속작인데, 개봉 당일 9만 4133명을 기록하며 올해 나온 애니메이션 중 최고 오프닝을 찍었다. 3편에서 서사가 완벽히 마무리됐다는 평이 많았던 만큼, 제작 발표 당시에는 “굳이 또 만들어야 했냐”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그 우려가 실제로 어떻게 풀렸는지,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정리해본다.
어떤 이야기인가
이번 작품은 보니가 새 태블릿 ‘릴리패드’를 갖게 되면서 장난감보다 화면에 더 빠져드는 상황에서 출발한다. 우디와 버즈, 제시를 비롯한 장난감들은 이전 시리즈에 없던 종류의 위협을 마주하고, 다시 한번 힘을 모아 모험에 나선다. 공동 감독을 맡은 맥케나 해리스는 이번 작품의 핵심 키워드로 “진정한 연결”을 꼽았는데, 화면에 익숙해진 시대에도 장난감이 여전히 친구가 될 수 있는지를 묻는 게 이야기의 중심이다. 장난감이라는 시리즈 고유의 소재를 스마트 기기라는 동시대적 위협과 부딪혀 보겠다는 시도인 셈이다.
달라진 점들
연출은 1편의 감독이자 픽사의 핵심 각본가인 앤드루 스탠튼이 다시 맡았다. 화면비도 4편이 썼던 시네마스코프(2.35:1)에서 1~3편의 비스타비전(1.85:1)으로 되돌아갔는데, 이는 시리즈의 원래 정체성으로 회귀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예고편 도입부에는 픽사 장편 애니메이션 역사상 처음으로 카툰 렌더링 시퀀스가 들어갔고, 한동안 등장 여부가 불확실했던 보 핍의 복귀도 트레일러를 통해 확정됐다. 음악 쪽에서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삽입곡을 새로 만들어 참여했다는 점도 화제를 모았다. 국내 더빙판에서는 우디, 버즈, 렉스의 성우가 교체됐다. 개봉을 앞두고는 K리그와 디즈니 코리아가 협업해 구단별로 시리즈 캐릭터를 매치하는 마케팅도 진행됐는데, 전북 현대와 대전 하나, 인천 유나이티드 홈경기에서 순차적으로 공개되며 스포츠 팬층까지 함께 끌어들이는 효과를 냈다.
목소리를 맡은 배우들
원어판에는 톰 행크스가 우디, 팀 알렌이 버즈, 조앤 큐잭이 제시 역으로 그대로 돌아왔다. 여기에 그레타 리가 새롭게 합류했다. 오랜 시간 시리즈를 지켜온 주연 성우진이 그대로 유지됐다는 점은 캐릭터의 목소리에 익숙한 팬들에게는 안정감을 주는 요소로 꼽힌다. 픽사 작품에서 조연과 단역을 자주 맡았던 존 라첸버거도 인사이드 아웃2(2024) 이후 다시 참여했다.
평가와 반응
개봉 전 가장 큰 걱정은 “흥행과 무관하게 평가가 나쁘면 시리즈 이름값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는데, 실제 반응은 우려보다 긍정적인 쪽으로 기울었다. IGN 코리아 리뷰는 “왜 굳이 토이스토리5가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무겁게 다가온다”면서도, 작품이 스스로 존재 이유를 증명해낸다고 평가했다. 관객 반응에서도 “토이스토리3에 비견할 만한 울림이 있다”, “4편에 아쉬움을 느꼈던 사람도 5편으로 마음을 다시 채웠다”는 후기가 이어졌다. 다만 일부 관객은 새로 추가된 캐릭터들이 비중 면에서 거의 들러리에 가깝다는 지적도 남겼다.
흥행 비결

이번 흥행을 단순히 신작 애니메이션 하나의 성공으로 보기는 어렵다. 1995년 1편을 보고 자란 관객이 이제 부모가 되어 자녀와 함께 극장을 찾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어린 관객에게는 새로운 모험이고, 어른 관객에게는 어린 시절의 감정을 다시 꺼내는 경험이라는 두 겹의 소구가 동시에 작동한다. 실제로 “어린 시절부터 같이 늙어가는 시리즈”, “날 6살로 되돌리는 건 토이스토리밖에 없다” 같은 반응이 잇따랐다. 여기에 태블릿이라는 소재로 디지털 시대를 풍자한 설정이 “장난감으로 또 무슨 이야기를 만들겠나” 했던 시청자들의 의구심을 풀어줬다는 평도 많다. 시리즈 특유의 익숙한 멜로디와 오마주 장면들이 오랜 팬들에게 추억 이상의 울림을 남긴 것도 한몫했다.
박스오피스 기대치
북미 개봉 전 박스오피스 프로는 첫 주 성적을 1억 5000만에서 1억 7500만 달러 사이로 예측했다. 일각에서는 인크레더블2(2018)가 세운 1억 8260만 달러의 역대 애니메이션 영화 최고 오프닝 기록을 갈아치울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같은 시기 극장가에는 군체, 와일드 씽, 백룸 등 경쟁작이 있었지만, 토이스토리 시리즈가 오랜 기간 쌓아온 고정 팬층과 최근 디즈니 계열 속편 애니메이션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흐름이 흥행에 유리한 조건으로 꼽혔다.
토이스토리5는 “꼭 필요했냐”는 질문에서 출발해 “역시 토이스토리답다”는 답으로 돌아온 사례에 가깝다. 디지털 시대라는 새로운 환경을 끌어오면서도 시리즈가 오랫동안 지켜온 성장과 이별의 정서는 그대로 유지했다는 평가가 중심을 이룬다. “아름다운 이별도 있다는 것”, “이별이 반드시 끝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라는 관객 반응은 시리즈가 30년 넘게 반복해온 주제, 즉 변해가는 관계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추억이라는 메시지를 이번 작품도 놓치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평가가 완전히 한쪽으로 쏠린 건 아니라서, 신규 캐릭터 활용이나 4편 이후의 서사적 필요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갈린다.